사진을 계속 찍다보면 사진이 어느 날 생각보다 '잘' 나오기도 합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사진으로 보니 언뜻 생소한 풍경이 같이 더해져서 멋진 사진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그때의 기억과 장면과 그때의 시간을 저장하는 것이지만 빛과 그 빛으로 생기는 그림자를 담아내기도 합니다.
사진 작가중에는 자연광을 선호해서 자연의 빛으로만 사진 촬영을 하는 사진 전문가도 존재합니다. 사진에 빛이 없는 사진과 빛이 있는 사진은 느낌이 다릅니다. 만약, 자신이 사진에 감성이나 느낌을 담고 싶다면 '빛'을 이용해 사진을 찍어봅니다. 빛은 사진을 입체적으로 빛나게 하고 그림자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최고의 촬영 기법입니다.
빛을 이용한 사진의 전문적인 촬영용어로는 순광, 사광, 측광, 역광 이라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 그런 용어들을 의식하면서 찍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잘 알아두면 사진을 찍을 때 조금은 의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 따라 적절히 빛과 그림자를 이용하게 되기도 합니다.
1. 순광이란
순광은 사진의 주인공이 되는 피사체를 정면에서 비추는 빛입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주로 태양을 등지고 서서 찍습니다. 주로 가장 많이 찍는 상태입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카메라로 태양을 마주보고 서면 눈이 부시기 때문에 해를 자신의 뒤에 두고 원하는 피사체를 찍기 마련입니다. 피사체에는 빛이 들어가 주변이 한껏 밝게 나옵니다. 거의 실패가 없는 사진이 됩니다. 하지만 사진이 밝게 노출된 것일뿐 장면에 어떤 특별한 느낌은 덜 합니다.
2. 역광이란
역광은 사진을 찍으려는 대상의 뒤쪽에서 빛이 들어오는 현상을 말합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빛을 마주보고 서서 찍는 모습이 됩니다. 일출, 일몰, 사람의 경우 검게 보이는 실루엣이 되거나 어두워집니다. 감성사진으로 찍을 때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해가 질무렵 황금빛으로 물든 배경에 사람들이 검은 색의 형태로 보이거나 사람의 머리가 햇빛에 반사되어 머리카락의 한 올 한 올이 표현되는 사진이 있습니다. 하지만, 역광이 다 분위기가 있는 것은 아니고 강한 빛으로 인해 실제로 사진 전체 분위기가 어두워져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빛의 노출이 어느정도인가의 문제인데 역광을 이용해 자연스러운 그림을 얻으려면 위의 사진처럼 약간의 빛이 가려진 형태도 괜찮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부분적으로는 강한 빛과 긴 그림자를 만들며 계곡의 물 위로 분위기가 색다른 그림을 만들어 냈습니다. 역광을 잘 이용하면 사진에 독특한 느낌을 담을 수 있습니다.
3. 측광과 사광
측광은 말 그대로 찍으려는 사물의 오른쪽이나 왼쪽에서 빛이 들어오는 것을 말합니다. 빛이 측면으로 들어올 때는 주의할 점이라면 들어오는 쪽의 빛이 너무 강하면 사진이 일부분 매우 어둡거나 번져보인다는 것입니다.
측면으로 들어오는 빛이 너무 많으면 사진의 한쪽 부분이 심하게 어두워져 사진 전체의 명암이 균일해지지 않고 해가 있는 쪽만 강하게 느껴져서 눈에 부담을 줍니다. 입체감을 표현하고 싶은 장식물이 있다면 이 명암의 차이를 이용해 입체감을 나타낼수도 있습니다.
왼쪽에서 적절한 햇빛의 양으로 인해 찍으려는 파란색 벤치는 분위기가 있어 보이고 그 뒤의 억새는 빛을 흡수 더 환하게 하얀 머리칼이 되었습니다. 나무는 측면으로 들어오는 빛으로 인해 길게 그림자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림자는 놓여진 벤치와 더불어 하나의 또다른 형상을 만들어 냈고 여운이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는 사광이 있습니다. 사광은 인물사진을 찍을 때에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찍으려는 사람의 얼굴 부분, 빛이 사람의 측면이 아니라 앞쪽45도 각도로 비추어집니다. 그러면 빛이 은은하게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의 옆 쪽을 밝게 비치게되어 인물사진이 좀 더 예쁘게 나옵니다.
4. 빛과 그림자를 이용하지 않은 사진
사진을 찍을 때 빛과 그림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롯이 원하는 사물과 구도만을 생각했을 때 나오는 사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위의 사진과 비슷합니다. 하나의 창문과 의자만 있을 뿐 전체적인 분위기로 봤을 때는 약간 감정이 절제된 것 같은 건조함이 있습니다. 아니면 필요에 따라 찍은 상업적인 이미지도 느껴집니다. 사람의 글씨체에 비유하자면 고딕체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하지만 대체로 우리는 이런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모든 사진에 빛과 그림자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많이 찍는 일반적인 사진의 모습이라고나 할까요?
5. 어떤 방향이든 빛과 그림자를 이용하면 감성이 담아진다.
제가 알려드린 순광, 사광, 측광, 역광을 고려하지 않고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이 어느 건물에 들어가서 그 건물에 들어온 빛의 모양이나 그림자를 이용해 사진을 찍는 방법입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건물의 벽과 벽 사이에 들어가 있으므로 스마트폰 사진기에는 어떤 빛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건물틈으로 들어온 소량의 절제된 빛의 양과 그로 인해 또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낸 그림자로 사진의 입체감이 더 생겼습니다. 낡은 의자로 비추는 빛의 양과 건물의 그림자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사진을 찍을 때 빛과 그림자를 의식하고 찍은 것은 아닙니다. 벽과 벽 사이에 있는 낡은 나무 벤치가 좁은 벽과 잘 어울려서 마음에 들었고, 바라보는 바깥의 풍경이 매우 협소한 공간에서 만들어진 이미지가 마음에 들어서 찍은 사진입니다. 처음엔 벽과 벽사이에 들어가서 옛날 건물이 보이는 풍경을 보며 찍었고, 이번에는 반대로 벽에서 나와서 반대쪽 옛날 고분이 있는 풍경을 바라보며 찍은 것 입니다. 집에 와서 사진을 다시 보며 정리하는 데, 그때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아침의 강렬한 햇빛이 건물사이로 깊게 들어와 있고 그 주변으로는 건물의 처마의 그림자가 물결무늬로 벽에 그림을 그리고 바닥은 건물의 어두운 그림자로 새로운 입체적인 삼각형 구도를 만들어냈습니다. 절묘하게 본인이 원한것 보다 멋진 사진이 완성된 순간입니다. 이렇게 멋진 사진을 발견하게 되면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햇빛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나무 벤치 의자에 한번 앉아보고 싶습니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이 모든것이 모두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낸 멋진 결과 입니다. 새로운 포토존일까요? 이 좁은 벽과 벽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마치 사람의 삶과 죽음처럼 대조적입니다. 누구든 이 곳에서 사진을 찍는다면 멋진 사진이 나올것만 같습니다. 새로운 사진 명소가 될 듯합니다.
이 사진 또한 저 빨갛고 강렬한 느낌의 문과 문고리, 그 옆의 오래된 나무 벤치가 멋스러워서 찍은 사진입니다. 그런데 사진을 찍은 모습을 보니 찍은 피사체 외에 빛과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처마 아래로 내려운 극히 적은 양의 빛은 매우 밝은 빛으로 의자부분을 강하게 비추고 처마의 그림자는 그림자 커튼으로 물결무늬를 이루어 사진에 표정이 되었습니다. 제가 바다의 월척을 건진 듯 기분이 황홀합니다. 사진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빛으로 인해 훨씬 온화해지고 부드러워졌습니다. 이렇게 사진의 빛과 그림자는 사진의 중요한 역활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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