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포토

설악산의 울산바위는 왜 설악바위가 아니고 울산바위일까?

길 위 2021. 12.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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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시 설악동과 고성군 토성면 사이에 있는 설악산의 꼭대기에 위치한 바위로 펼쳐진 바위산을 설악산 울산바위라고 부릅니다. 싫증 나도록 매년 갔지만 매번 볼 때마다 그 모습도 다르고, 늘 감탄을 하는 '울산바위' 입니다.
이 강원도 설악산의 울산바위를 보려면 미시령 옛길로 운전해서 속초를 가는 방법과, 미시령터널을 통과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는 내내 긴장을 하면서 운전을 하다가 이 설악산의 울산바위가 보이면 '와! 다 왔다'라고 말합니다.
매번 보는 풍경이지만 매번 다른 모습으로 있는 설악산의 울산바위입니다. 울산바위는 언제나 신비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치 그 옛날 깔끔한 모습이지만 까다로운 성품을 가진 선비의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또, 어떤 날은 신선이 이 바위에 앉은 날,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짙은 안개로 가린 것 같이 앞도 보이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비가 온 어느 날은 아침부터 이 울산바위에 구름이 몰려든 것을 산아래 동네로 내려보내려고 설악산의 능선을 따라 하얀 구름이 흘러내립니다.
신비에 가까운 날이 많아서 잘 안 보이는 날은 집에 갈 때 아쉽고 오늘처럼 이렇게 가을 하늘이 청명한 날에는 병풍처럼 펼쳐진 자신의 모습을 다 드러냅니다.


길 위의 사진관
촬영일 2021.11.16
여행사진의 기록

병풍처럼 펼쳐진 강원도 설악산 울산바위의 모습.

운전을 하며 미시령터널길을 조심조심 내려가는 데 옆에서 울산바위를 바라보면 지인이 "왜 설악산 바위를 설악바위로 안 부르고 울산바위라고 부를까? 여기서 울산이 가까운 것도 아닌데"라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그동안 당연히 '울산바위'라고 이름을 불렀던 그 말이 낯설어집니다. "그러게 왜 그랬을까?"라고 말하는 저도 갑자기 그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옛날에 어렸을 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긴 한데" 그 기억을 더듬어보니 울산에 있는 바위를 급히 북쪽에 있는 금강산으로 가지고 가려고 바위를 옮기다가 그만 더 이상 못 가고 여기 설악산에 있게 되었다고 들은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정확한 기억이 아닙니다. 귓속말에 귓속말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시간이 오래 지났기에 확실하지 않습니다.



집에 와서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그 자료에 의하면,

계조암에 이르면 사방이 절벽으로 된 높이 950m의 울산바위가 있다. 천연기념물 171호
이칭 별칭  천후산, 울산, 이산, 울산암
소재지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산 40.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산 1-2

이름이 '울산바위'인 유래는 3가지의 설이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내용>

  1. 바위가 늘어져 펼쳐진 모습이 울타리와 같이 생겼다. 그래서 울산, 또는 이산이라고 부름.
  2. 바위가 원래 영남지방의 울산에 있던 바위라는 데에서 명칭이 유래되었다. <조선지지 자료>에는'울산암'으로 기록되어 있다.
  3. 바위를 통과하는 바람소리가 마치 우는 소리처럼 들려서 '우는 산'이라 부름. 이것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울산'이 되었다는 것. 바위에서 큰 바람소리가 울린다는 의미에서 '천후산'이라 불리기도 함.

궁금하면 <백과사전>이 맞네요. 자료를 보니 궁금증이 풀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의 '설악바위'가 아니고 '울산바위가'된 이유 중에서 2번째 이유는 좀 이해가 안 갑니다. 바위가 원래 울산에 있던 바위라니 그 바위가 어떻게 설악산에 있는지. 마치 땅에 새 주인이 나타나서 어느 날 갑자기 '이 땅 원래 여기 말고 저기 산 밑에 있던 건데'라고 하는 말이나 뭐가 다른지. 그 옛날 귀로 흘려들었던 확실하지 않은 나의 울산바위에 대한 전설도 터무니없는데 말입니다. 저는 1번의 유래와 3번의 유래가 가장 확실할 것이라고 나름 결론을 내립니다. 진실은 미궁에. 아무리 바위가 울타리처럼 생겼다고 해도 그것을 울산이라니. 우는 소리가 들린다고 설악산의 바위를 '울산'이라고 불렀다니. 변덕스럽지만 이 말도 마음에는 들지 않습니다. 어쩌면, 사실 설악산의 바위로 '설악 바위'라고 불려야 맞는데, 마치 타 지역의 이름처럼 불리니 사람으로 따지면 원래 성이 '김'씨인데 성을 '이'씨로 불리는 거나 뭐가 다를까 싶습니다.

2년전 늦여름 울산바위가 보이는 숙소 '델피노리조트'에서 찍은 사진

설악산의 '울산바위'가 보이는 미시령 아래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갑니다. 이 사진은 2년 전 울산바위가 보고 싶어 나갔다가 흐린 날씨에 바위를 모두 감추어버린 사진입니다. 2년 전에는 아쉽게도 울산바위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올해는 날씨가 좋아서 다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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