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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의 숨은맛집이 어느날 사라져버렸습니다.

길 위 2021. 10. 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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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여행#여행리뷰#최애맛집#감자수제비#숨은맛집#여행뒷이야기
늘 가던 집이 어느 날 없어져버렸다... 헛걸음하며 돌아온 날.. 인터넷 정보만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여행 뒷이야기

눈 덮인 태백산. 유일사매표소에서부터 올라와 천제단까지 가는 1코스 길.


매번 추운 겨울 12월~2월만 되면 추워도 가고 싶은 매력이 있는 곳이 강원도 태백시이다.
백두대간 태백산맥이 있고 눈이 많이 내려태백산 눈축제를 하고 이 눈 덮인 태백산이 보고 싶어 추운 줄도 모르고 바람 부는 추운 겨울 날씨에 이곳을 가고파 한다. 등산 장비를 몸에 대롱대롱 달고 유일 매표소에서부터 태백산의 제일 높은 곳 천제단까지 힘겹게 오른다. 발이 꽁꽁 얼고 눈과 귀와 얼굴이 서늘한 바람에 거칠어지고 빨갛게 되어도 태백의 낭만이 있는데 어찌할 수가 없다. 금년에도 이제 늦가을이건만, 벌써부터 #눈 내리는 태백산이 눈앞에 아른거리며 겨울왕국처럼 떠오른다. 태백산에서 고생을 하고 내려오면 꽁꽁 얼어버린 몸은 차 안 히터로 몸을 녹이긴 하지만 뜨거운 국물이 있는 따끈한 음식으로 내 몸을 달래고 싶어졌다. 그러다가 우연히 찾아낸, 태백에서 아는 사람만 간다는 그 숨은 맛집이라는 0000먹거리 라는 식당을 알게 되었다.
태백산에서 내려와 북쪽으로 20분 정도 더 올라가야 나오는 식당이지만, 처음 방문한 이후로 매번 태백 여행을 가게 되면 한 끼는 꼭 0000 먹거리 그곳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해결했다. 나에겐 너무 맛있는, 아니 같이 간 우리 가족들도 너무 맛있어했던 그 집을 나는 나만 아는 #태백 맛집 #숨은 맛집 #최애맛집으로 손꼽으며 무슨 여행지의 비장의 무기라도 되는 듯 스스로에게 나의 선택을 칭찬할 정도였다. 그리고 함부로 아무에게나 그곳을 알려주지도 않았다.


여행지의 맛집을 모르는 사람들은 늘 인터넷 정보를 검색하여 찾는다. 자신과 이웃인 블로거에게서 정보를 얻거나,

아님 스스로 폭풍 검색을 통하여 맛집이라고 된 곳의 사진들을 확인하고 정말 맛있어 보이는지, 위치는 여행지에서 멀진 않은지, 운영시간에 특별함은 없는지 등을 체크하고 가게 된다. 그런데 나는 가끔 그렇게 정보를 얻다가도 맛집에도 여러 종류의 맛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 맛집에는 외지인이 주로 즐겨 찾는 맛집이 있다.
  2. 맛집에는 동네 사람이 즐겨가는 맛집이 있다.
  3. 관광을 주관하는 시청. 또는 보건소. 그 지역의 주민센터에서 주로 가는 맛집이 있다.
  4. 여행 마니아들이 어쩌다 찾아낸 입소문 타지 않은 맛집이 있다.

그 지역에 살았던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물어보아 어느 식당이 좋은지를 물어보거나, 주변에 주민센터나 시청, 작은 슈퍼에 가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혹시 주변에 맛있는 집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이런 염치없는 질문을 해보기도 한다.

태백에서 감자수제비를 팔았던 먹거리라는 간판의 식당이 있었다.


태백에는 정말 많은 맛집들이 많다. 그중에 강원도 감자로 수제비를 만드는 집들도 유명한 집들이 많다. 내가 갔던 이곳은 같은 감자수제비를 하는 집이어도 이 집만의 국물이나 재료가 달랐다. 이 식당의 사장님은 연료 하신 할머니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이곳은 작은 주택 집을 식당으로 운영하는 건지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꼭 다른 시골집에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주곤 한다. 안방 같은 방에 좌식식탁이 있고 그리고 작은 거실 같은 곳에도 좌식 식탁이 2개였던가. 3개였던가 그리고 가족들의 사진액자가 벽면 위에 가득했던 곳이었다. 따뜻한 수제비의 열기가 느껴지고 할머니와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는 2인의 중년 여자분이 같이 감자수제비를 만드는 주방에 있었다.

항아리단지에 감자수제비가 나온다.

숟가락으로 뜨면 감자를 갈아만든 수제비가 말랑말랑하다.

특이하게 감자수제비의 국물에 미더덕이 있어 국물맛이 매우 감칠맛난다.김가루,깨,그리고계란도 있다.

겉절이 김치와 깍두기를 같이 내주시는데 미더덕이 들어간 국물 때문인지 감칠맛이 났다. 게다가 감자수제비는 재료가 밀가루가 아니고 감자를 갈아서 한 것이기에 밀가루나 국수류의 음식을 좋아하지만 소화를 잘 안되어 잘 못 먹는 사람들이 소화를 잘 시킬 수 있는 음식이었다. 나는 강원도의 감자를 이용한 수제비를 감탄하면서 먹었더랬다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요리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인연이 되었다. 그리고 여기 나이가 많으신 사장님은 가끔 마당으로 나가시는데 식사를 다하고 나가보니 가게 옆의 넓은 텃밭에서 이것저것 밭일을 하고 계셨다. 아마도 채소류는 굳이 사지 않고 이 텃밭에 것을 이용하시는 듯했다.


집에 가려는데 상냥하게 말을 걸어오셨다. "여행을 오셨나요?"라고. "예, 어제 왔어요"라고 말하니 "태백에서 잘 노시다 올라가세요~"라고 하신다. "여기 여행이 즐거우셨는지 모르겠네. 즐거운 여행 되세요~"라고 하신다. 태백 여행은 나에게는 낯선 동네이기도 한데 그런 주인 할머니의 말씀이 예의상 한 말이시겠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말이었다. 사람이 때로는 남에게 빈말이라도 인사를 잘해야 한다는 말의 의미가 어떤 의미인지를 느끼게 해 준 말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 따뜻한 분위기와 맛있음에 이끌려 나는 몇 번을 해마다 방문했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식당을 간 마지막 2014년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문을 닫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염려대로 할머니가 너무 나이가 많으셔서 이제는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나보다 하는 짐작만 할 뿐이었다. 그 뒤로는 영영 그 맛집은 이제 더이상 문을 열지 않았다. 나만의 맛집이 예고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진 순간이었다.


'그래, 그래 연로하시니 그럴 수 있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더 이상 그 식당을 이용할 수 없음에 안타까웠다. 하지만 지금도 인터넷을 검색하면 떡하니 식당 이름과 간판이 나온다. 나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말이다. 요즘은 많이 인터넷 정보를 이용하고 가기에, 그리고 최근까지도 그 식당이 운영되기에 아무 걱정 없이 가지만, 의외로 갑자기 업종을 변경하거나 다른 식당이거나, 하루아침에 폐업해버리는 식당도 늘어나고 있다. 그것이 꼭 코로나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이유도 크겠지만 사람들의 입맛이 매번 빠르게 변하고 가격도 시시각각 오르는 시점에서 어제까지도 잘하던 식당이 돌연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애기다. 일단 먼 타향 길에서 이런 헛걸음을 하지 않으려면 최근에도 이용한 흔적이 있는지 혹시 오늘 쉬는 날은 아닌지 잘 체크를 하고 가야 낭패가 없다.
아직도 폐업했으나 인터넷에는 버젓이 식당으로 기재되어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밥 먹으러 간 것 말고는 아무 인연도 없는 모르는 분이지만 ' 정말, 잘 먹었습니다'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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